2023-12-07

친구에게 편지를 쓰다 보니 거진 한 장을 B의 얘기를 썼다. 자신이 한국에 없는 2년 동안 어떤 마음으로 지냈는지를 묻는 말에 B의 얘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 나의 일상을 물을 때면 항상 B의 얘기가 들어간다. 나의 시간과 감정을 흔드는 것이 B이기 때문이다.
B에 대해 이미 알고 있겠지만 B를 소개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우리는 죽일듯이 싸우고 엄청 사랑해. 이 사람은 나를 단면으로 보지 않아. 과거와 현재가 연속되는, 나아가고 있는 사람으로 봐줘. 내 어떤 모습도 피하지 않고 직면하려 해.
이 사람의 눈은 마음을 담고 있어. 이 사람의 눈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감정을 숨기고 타인을 대하려 애썼던 것이 내겐 여전히 습관처럼 남아있어. 그래서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나와는 다르게 투명하고 순수한 감정을 내비치는 걸 사랑해.
이 사람은 사랑하는 걸 사랑하고 행복한 것에 행복해 해. 그래서 나는 곁에서 마음 놓고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어.
이 사람은 행복한 삶의 내 마지막 퍼즐 조각이야.
이 사람으로 내 사랑이 성장했어. 내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란 걸 깨달았어.
내 2년은 행복해.

B는 아직도 내가 왜 본인을 사랑하는지 모른다고 한다.